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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의 배경과 영향

이여운 2025. 2. 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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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 협정 타결이 임박함. 트럼프는 일종의 청구서를 강경한 태도로 제시했고 젤렌스키가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임. 미 국무부가 중국 공식 호칭을 변경하며 향후 양국 관계 악화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협정 이후 핵심 광물 공급망에 어떤 변화가 생기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을 듯.

 

Zelensky
Zelensky


광물 협정 배경 및 내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현황

트럼프는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단독으로 종전 협상에 나선 바 있음. 이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며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는데, 이는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는 분석이 존재. 미국과 러시아의 무역은 미미한 편이었으나 대형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소비재 및 기술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을 중요하게 여겨왔음. 허나 러-우 전쟁 발발 후 러시아 내 자산을 매각하며 상당수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해짐. 전쟁 종식 시 미국 기업들의 이익 회복이 가능.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까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이유임.

 

트럼프는 3년 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대가로 광물 협정을 요구함.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천연자원을 주고 지원을 받는 방안과 함께 안보 보장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보낸 협정 초안에는 안보 보장이 포함되지 않았고 젤렌스키가 서명을 거부. 이에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압박을 넣는 중임. 미국은 경제 협력이 곧 안보 보장을 암시한다는 입장.

 

젤렌스키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이 보장될 시 사임도 가능하다고 밝힘. 이토록 나토에 집착하는 이유는,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받을 시 나토로부터 무력 사용과 원조를 제공 받을 수 있기 때문. 조약에 '우리 중 하나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 전체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있음. 한편 미국이 제안한 협정 내용에 관해서는 무리한 요구라고 하면서도 필요 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

 

광물 협정 규모와 내용

미국이 요구하는 광물 협정은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로,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은 미국이 100% 지분을 갖는 기금에 투입되며 우크라이나는 기금액이 약 720조원에 달할 때까지 계속 돈을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 협정문 초안에 포함되어 있음. 젤렌스키는 간단히 말해 100% 대출이라며 원조 1달러당 우크라이나가 2달러를 돌려줘야 하고 5000억 달러 갚으려면 25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함. 어쨌거나 젤렌스키는 선택지가 없기에 광물 협정 체결은 가까운 시일 내에 체결될 것으로 보임.


광물 협정의 영향

 

우크라이나 광물의 중요성

우크라이나에는 필수 주요 광물이 11조5000억달러(약 1경6600조원) 정도 매장돼있음. 이들 광물이 배터리 생산이나 반도체, 미사일이나 비행기 및 선박 등 첨단 기술 장비 생산에 활용되기에 중요한 것. 실제 경제적 개발이 가능한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긴 하지만. 매장량 상당 부분은 전쟁 이후 현재 러시아 점령지에 있음. 지난 수십 년 간 중국이 희토류 광물 채굴 및 가공 분야의 탑을 찍으면서 생산량 6-70%, 가공 능력 90% 정도를 차지 중인데, 공급망을 중국이 쥐고 있으면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중국이 공급망을 흔드는 방법

재작년 중국이 희토류 채굴량을 늘리고 작년 상반기까지 희토류 가격이 지속적 하락세를 보였음.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 터빈 등 청정에너지 산업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데, 중국 기업들이 정부 자금을 등에 업고 물량 공세를 펼치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 가격이 폭락했고 가격 경쟁력을 잃은 서방 채굴 기업들은 광산 문을 닫게 됨.

 

작년 하반기에는 중국이 반대로 공급망을 통제하면서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기도 함. 올해 초 미중 관세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 증시에서 희토류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는데, 중국이 미국의 수출 제재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음. 이같은 중국의 광물 무기화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광물에 집착하는 듯함.


종전 및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 테마

 

인프라 재건

건물들이 다 부서졌으니 재건해야 함. 건설업과 건설기계는 물론이고 전선 및 전력기기 업계 역시 수혜가 예상됨. 전쟁 초기 러시아가 우크라 주요 통신시설을 집중 공격한 바 있어서 통신망 복구 수요에 따른 통신장비 업계도 주목할 필요.

 

글로벌 물류망 정상화

전쟁이 끝난 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풀리면 에너지 분야가 수혜를 볼 수 있음.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러시아산 나프타(휘발성 석유를 총칭, 석유화학 기초 원료) 사용이 막히며 비싼 중동산 나프타를 구입해서 써왔음. 이쪽은 원료비가 70% 이상인지라 생산원가 하락이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 가능. 이에 더해 우크라 재건 작업으로 수요 증가도 기대해볼 수 있음.

 

핵심 광물 생산

협정이 체결된다고 다가 아닌 듯함. 원래 미국은 1980년대 세계 1위 희토류 강국이었는데 희토류 정제 과정의 복잡성과 환경오염 때문에 중국에 의존하기 시작했던 것. 그만큼 채굴과 생산이 쉽지 않다는 거라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도 괜찮을 것 같음. 일례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작년 말 북미 원자재 기업과 희토류 원소 정제 기술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이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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