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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원인에 대한 경제적 고찰

이여운 2022. 12. 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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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들어선지 오래다.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1년에는 0.81명에 이르렀다. 계속되는 출산 장려 정책은 큰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저출산 원인에 대한 경제적 고찰을 통해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2010-2021 출생아 수 및 합계 출산율
2010-2021 출생아 수 및 합계 출산율 I 통계청 I e-나라지표


과거 출산율이 높았던 이유

전통적인 농업 중심 사회에서 출산은 노동력과 직결된다. 기계가 없어 대부분의 일이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자녀를 많이 낳을수록 농사일에 유리하다. 즉, 경제적 측면에서 보자면 '먹고 살기 위해 아이를 낳는다'는 말이 성립된다. 농업 중심의 1차 산업 국가였던 우리나라 역시 다산에 익숙했다. 이러한 양상은 산업화를 거치면서도 일부 유지됐다.

 

6.25 전쟁 이후 인구가 폭증하자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펼친다.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동반되며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저출산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

과거에는 먹고 살기 위해 아이를 낳았지만, 이제는 먹고 살기도 힘들어 아이를 못 낳는 상황이다. 산업 국가에서 자녀는 더이상 노동력이 아니다. 예전처럼 어느 정도 컸다고 농사일을 돕게 할 수 없다. 농사일로 먹고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19.9세에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는 것은 그 전까지 경제적으로 온전히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뜻이다. 청년실업률, 그리고 70%에 달하는 대학진학률을 고려하면 독립 시기는 더 늦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밥을 벌어 먹고 살던 과거와 다르게 20살이 넘어서까지 밥을 챙겨 먹여야 한다. 경제적으로 생각한다면 누가 자녀를 낳겠는가? 가족의 중요성 내지는 가치, 국가적 필요성 등 여러 잣대를 세워 자녀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적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첫 알바 시작한 나이 평균 '19.9세'

아르바이트를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나이는 평균 19.9세, 처음 알바는 ‘대학교 입학 후’와 ‘수능 끝난 후’ 시작했다는 성인남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www.m-economynews.com


출산이 돈이 되는 시대

출산지원금 같은 얘기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출산이 아닌, 자녀가 돈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농사일에는 한시가 급한 게 일손이라 자녀가 적당히 자라면 곧바로 생산에 투입된다. 반면 지금은 당장 먹고 살 걱정보다도 30년, 40년 뒤에 먹고 살 일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자녀는 일손이 아닌 부양자로서 가치를 지닌다. 농경사회는 농사일을 잘할 수 있는 건장한 남자 아이를 일손으로 선호했지만, 현대사회에서의 선호는 하나로 특정할 수 없다. 소득을 창출해내는 수많은 직종이 있어서다. 자녀를 어떻게 키우는지가 부양자로서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국가는 이 과정 속에서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자녀 1명의 대학 졸업까지 양육비가 3억에 달한다는 보건복지부의 통계가 나온지 10년이 흘렀다. 출산지원금으로 몇백만 원 준다고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기대수명이 꾸준히 높아지는 지금, 자녀 양육에 투입된 비용 이상으로 자녀에게서 노후 생활을 보장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출산의 경제적 유인이 생긴다. 여기에 초점을 맞춘 장기적 정책 시행이 가능해질 때 출산율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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