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배거(Tenbagger)는 월스트리트의 주식투자가이자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Peter Lynch)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10배, 즉 1,000%의 수익률을 올리는 종목을 말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텐배거를 기록한 종목들을 차분히 살펴본다면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신풍제약
6,290원(2020년 02월 03일) - 214,000원(2020년 09월 21일)
수익률: 3,302%
현재가: 21,300원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제약주들의 장이었다. 당시 연간 주가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제약주였다. 신풍제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에 힘입어 폭등했다. 그러나 자사주 처분과 임상 시험 실패로 하락세로 들어섰다. 고위험 · 고수익(High Risk · High Return)이라는 제약업계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급등주 지금은] 3000% 폭등했던 신풍제약, 7분의 1 토막 | 2022.04.09. | 뉴시스
HMM
2,120원(2020년 03월 23일) - 51,100원(2021년 05월 28일)
수익률: 2,310%
현재가: 21,100원
HMM은 현대상선(Hyundai Merchant Marine)에서 유래한 회사명으로, 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화물과 사람을 운송하는 해운업 회사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전세계적인 물류대란이 일어나고 해상운임이 급등하자 해운업계는 대호황을 맞이했다. 이는 HMM이 선박 투입을 늘리는 시점과 맞아떨어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단초가 됐다. 호황과 실적을 근거로 주가가 폭등할 수 있었던 것이다.
HMM, 9년 적자 수렁 벗어나 상장사 영업익 4위 등극...새주인 찾을까 | 2022.02.14. | 연합인포맥스
노터스
2,485원(2021년 11월 11일) - 43,950원(2022년 06월 13일)
수익률: 1,669%
현재가: 5,470원
노터스는 비임상 동물실험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22년 3월, 코로나19에 이어 신종 감염병 원숭이 두창 확산 소식에 따라 테마주로 부상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후 5월엔 1대 8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식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한다는 의미다. 유례 없는 일이었고 주가는 6일 연속 상한가를 쳤지만 곧 주가는 급락한다. 무상증자는 호재로 인식되는 편이지만 사실상 실질적 기업가치와는 무관하다. 일시적 이슈로 인한 급등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때 상한가 달린 노터스, 이틀 연속 '하한가'... "권리락 착시효과 끝" | 2022.06.21. | 한국금융신문
메리츠금융지주
5,560원(2020년 03월 19일) - 55,900원(2022년 01월 14일)
수익률: 905%
현재가: 37,900원
지주회사는 일반 기업과는 다르게 다른 회사를 지배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주요 자회사들의 견조한 실적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강화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실적 둔화 가능성과 차익 실현 매물 증가 탓에 하락세를 탔으나 저점 확인 후 반등했다. 지난달에는 분할 상장 트렌드와 반대로, 자회사인 메리츠화재 · 메리츠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 이에 더해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하면서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메리츠 3총사' 질주...이달 시총 30% 뛰었다 | 2022.01.13. | 서울경제
양지사
6,730원(2022년 07월 04일) - 67,200원(2022년 10월 21일)
수익률: 899%
현재가: 33,700원
양지사는 수첩 및 다이어리, 노트류 등을 전문 생산하는 대형 업체다. 안정적인 기업이지만 급등에는 다른 원인이 있다. 한 개인 투자자가 유통 가능 주식 물량 10% 중 절반을 사들이면서 이른바 품절주가 된 것이다. 품절주는 특별한 호재가 없이 유통 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주가가 크게 요동치는 종목을 말한다. 자본의 규모만으로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이어리 제조사 양지사, 올해만 500% 넘게 폭등...이상 급등 주의보 | 2022.10.25. | 조선비즈
효성첨단소재 · 씨젠 · 위메이드 · 금양
효성첨단소재, 씨젠, 위메이드, 그리고 금양은 산업의 호황과 사업 실적 및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이다. 개중에는 고점 대비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과 비교적 하락이 덜한 종목이 존재하는데, 호재의 무게감에 따라 주가 방어 가능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텐배거는 언제, 어디서든 나오지만 그만한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기업과 업계·업황에 대해 파악하고 시장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냉철한 판단으로 저가 매수 · 고가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 역시 중요하다. 분석 없는 투자는 도박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항시 배움을 놓지 않는다면 발목에서 사서 어깨에 파는 정도는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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