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그런 글을 본 적 있다. 달리기 시합을 할 때 출발선에서 3m 정도 앞서 있으면 욕을 먹지만 300m 앞서 있으면 쟤는 뭐 하는 애냐면서 다들 궁금해한다는. 누군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비난을 받는데 그 잘못이 상식을 아예 벗어난 행동이라면 오히려 의문을 갖게 만든다는 것.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이어 세종시의 한 주민이 일장기를 달아 논란을 가중시켰다. 말그대로 상식 밖의 행동이기에 어쩌면 지능형 안티가 아닐까 싶은 의문도 든다. 삼일절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누가, 왜 일장기를 걸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삼일절에 걸린 일장기
삼일절은?
삼일절은 일제강점기에 선조들이 일본에 맞서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운동을 펼쳤던, 3·1운동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삼일절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행보와도 관련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과 독일은 똑같은 입장이었다. 독일은 잘못을 명백히 사과하고 전쟁 피해자를 배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반면, 일본 정부는 일제강점기에 저지른 만행들에 대해 제대로된 사과나 배상을 거부하며 전쟁 책임 및 피해자 배상을 회피하는 등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일전에 괜히 열 올리는 게 아니다.
일장기를 누가, 왜 걸었나?
삼일절에 일장기가 걸려 있는 사진이 일파만파 퍼지며 여론이 들끓었다. 문제의 인물은 세종시의 한 아파트 주민. 조선닷컴의 인터뷰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며 특정 비하 발언은 한 적이 없고 한국과 일본의 협력 관계를 지지하고자 걸었다고 한다. JTBC와의 인터뷰에서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으며 한국 대통령도 일본이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히지 않았냐, 그 부분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 말했다.
지능형 안티일까 하는 의문
지능형 안티란?
지능형 안티는 어떤 인물·집단을 실제로는 싫어하면서 겉으로는 좋아하는 듯 행동해서, 도리어 그 인물·집단의 이미지를 좋지 않게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대통령 삼일절 기념사 옹호
삼일절 일장기 논란이 커지기 전에 먼저 윤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가 논란을 낳았다. 일본에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아니라, 가해자 표현을 빼고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규정하는 등의 내용이었기 때문. 일부 여론이 해당 내용을 옹호한 반면 대다수 국민과 언론은 이를 비판했다.
웃긴 건 일장기를 내 건 주민이 명분으로 대통령 기념사를 들었다는 것. 안 그래도 기념사 때문에 상당한 욕을 먹고 있었는데, 해당 주민 덕분에 끊임없이 언급되며 욕을 더 먹고 있다. 전형적인 지능형 안티처럼 보인다. 겉으로는 옹호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고 있으니. 심지어는 언론에 인터뷰도 하고 일장기를 건 게 위법한 행위가 아니라며 열을 올리는 중이다. 때문에 이웃들이 자발적으로 태극기 한 달 걸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항의 단체의 시위도 예정돼 있다.
정말 똑똑하거나, 아니면 정말 멍청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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