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한전의 역대급 적자를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나, 정치권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는 중이다. 재밌는 건 한전(015760)의 주가 흐름과 공매도. 주가가 크게 등락하는 동안의 대차잔고 변동이 심상치않다. 한국전력 공매도를 분석한 뒤 숏 스퀴즈 가능성을 살펴본다.
요약
대차잔고는 감소 추세이나 공매도잔고는 증가 추세. 이벤트 드리븐 전략 관점에서 공매도 증가는 숏 스퀴즈의 기반이 될 수 있지만, 유동주식수가 많아 그 영향이 크지 않을 듯. 전기요금 인상이 계속 지연될 경우 단기적으로 공매도 압박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허나 이벤트 발생 확률이 높으며 장기적으로 가스·석탄 가격 하락의 수혜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주가 흐름
2022년 10월 한 달간 주가는 바닥을 찍었다. 놀랍게도 다음 두 달동안 주가는 급격한 상승을 보인다. 2023년에 들어선 후 다시 하락세를 탔다가 반등 중.
주가 등락의 원인
작년 하반기, 약 30조원대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자 주가는 하락했다. 그러나 곧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 전기요금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주가는 두 달 사이 30% 넘게 올랐다. 기대와 달리 새해 발표된 전기요금 인상 폭은 크지 않았고 주가는 다시 하락. 3월 중순에 이르러 반등을 시작한 건 전기요금 인상 발표가 예정돼있었기 때문. 인상 결정을 미룬다는 발표가 나오자 또다시 하락. 그럼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보이는 탓일지 다시금 주가가 올라오는 중이다.
공매도 분석
대차잔고
흥미로운 대목은 대차잔고에 있다.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한 건 2022년 10월 28일이다. 주가가 17,050원일 때. 사실상 주가의 바닥에서 대차잔고가 크게 늘어났다. 그 후 절반 가량 상환된 상태.
주가와 대차잔고 비교
작년 11월에 나온 기사에서 실적과 주가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했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였다. 실제로 전기요금 인상은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대차잔고가 늘어난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전기요금이 대폭 인상되리라는 기대가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고 대차잔고는 상환되지 못 했다.
전기요금 인상이 계속 미뤄지며 주가는 다시 바닥에 가까워졌으나 여전히 상환하지 않다가,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발표 하루 전인 3월 30일에 200만주 가량을 상환했다. 공매도잔고를 함께 살펴야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대차잔고와 공매도잔고의 차이
대차잔고: 외국인 및 기관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
공매도잔고: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다시 매수하지 않은 물량
공매도잔고
종합적 분석
10월말을 기준 삼아 살펴보자. 주가는 저점이었고, 공매도 상환이 많이 이루어져 공매도 잔고가 급감했으며, 대차잔고는 급격히 증가했다. 주가가 떨어진 뒤 횡보하자 공매도 상환이 많이 이루어진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대차잔고는 왜 늘어났을까? 대차잔고는 사실상 공매도 대기자금이 아닌가?
실적과 주가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거라는 분석에서 착안했을 걸로 본다. 특정 이슈로 주가가 잠깐 오르더라도 지속되지 못 할 거라는 예측. 주가가 오를 수는 있겠지만 하방 압력이 더 크기에 공매도로 수익을 보려 대차잔고를 늘렸을 수 있다.
한전의 유동주식수는 약 3억에 달한다. 평균적인 거래량은 100만~200만주 정도. 공매도 잔고수량은 120만주이며 대차잔고주수는 1300만. 2022년 10월쯤 대차잔고주수가 1000만 정도였다.
전망
이전까지 대차잔고와 공매도잔고는 비슷하게 흘러왔지만 10월말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현재 대차잔고는 횡보 후 우하향 추세, 공매도잔고는 급감 후 우상향 추세다. 특정 악재로 인해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대차잔고와 공매도잔고 상환이 동시에 이루어지겠으나 역대 최악의 실적보다 더한 악재가 있을까?
단기적인 주가의 향방은 정부에 달렸다고 본다.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전기요금이 대폭 인상되면 주가가 크게 뛸 수 있고, 이 경우 숏 스퀴즈가 발생해 주가 상승을 가속화하게 된다. 대차잔고를 상환하면서 공매도를 늘리는 게 숏 커버링 전 마지막 발악일 수 있는 것. 다만 숏 커버링·숏 스퀴즈의 영향이 크진 않을 듯하다. 유동주식수가 워낙 많기에 공매도 수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없이도 흑자전환이 가능할 거라 보고 있다. 가스·석탄 가격 급락이 이유. 실적에 반영되면 장기적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
부정적 뉴스가 나올수록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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