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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가격 폭락 이유와 향후 전망

이여운 2026. 2. 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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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과 은값이 급락했다. 시장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가 지명된 점을 트리거로 본다. 케빈 워시는 누구이며, 금·은 가격의 역대급 폭락에 어떠한 추가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귀금속 가격의 가파른 상승 행태나 금리 전망, 미국 경제 지표, CME의 증거금 변경 등 따져볼 여지가 많다. 일전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점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큰 움직임은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Gold and Silver
Gold and Silver ❘ LucidGold.com


케빈 워시는 누구인가

 

이력

케빈 워시는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모건스탠리에서 일했고, 2006년까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특별보좌관으로 지냈다. 이후 2011년까지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로 있었다. 월가와 정치권, 연준 내부를 모두 경험한 것. 2019년부터는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법인 쿠팡Inc의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워시가 미 의회 청문회를 통과하면 이사직을 사임하고 5월부터 의장에 오르게 된다.

 

금리에 관한 의견

워시가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는 연준 이사 시절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경계했다. 2008년 리만 사태까지도 물가 상승 위험을 강조했기에 매파 이미지가 굳혀졌는데, 그의 오랜 멘토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인터뷰에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워시가 초기에는 회의적이었으나 금융위기 본격화 이후 금리 인하에 전적으로 동의했으며, 팬데믹 초기에도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했다는 내용. 최근 워시의 도비시한 공개적 발언들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그가 정치적 비둘기일 뿐, 매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달러화 상승과 뉴욕증시 하락도 이같은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워시가 금리 인하 기조에 동조하긴 해도,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이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다. 과거 파월의 양적완화에 반대한 적도 있기 때문.

 

케빈 워시 지명 이유

2017년 연준 의장 후보 지명 면접 당시 트럼프는 워시에 대해 '똑똑하고 그럴듯해 보인다'는 평가를, 파월에 대해 '강하고 영리하며 재능 많은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경기 부양 뒷받침을 위해 파월을 택했으나 파월이 금리 인하에 신중해지며 트럼프와 각을 세우게 된 상황.

 

이번에 워시를 지명한 것은 부정성 편향을 떠올리게 한다. 부정성 편향은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에 더 민감한 심리적 경향을 의미한다. 2017년 의장 지명 당시 파월은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트럼프는 그런 파월을 뽑아놨으나 파월이 오히려 금리 인하에 신중해진 것. 반면 워시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트럼프가 파월 임기를 보내며 비둘기파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수 있고, 때문에 매파로 꼽히지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워시를 뽑은 게 아닐까 싶다. 트럼프는 워시의 정책금리 인하 약속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인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워시는 트럼프의 오랜 친구 로널드 로더의 사위이기도 하다.


금·은 가격 폭락

 

은 ❘ 한국투자증권 HTS

차기 연준 의장 지명과 차익실현

트럼프의 의도와 상관없이 시장은 우선 워시를 매파로 평가했고 그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을 줄이며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 귀금속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기에, 달러 강세에 따라 그간 귀금속 가격 오름폭에 따른 차익실현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 하락폭이 컸던 데에는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

 

CME의 증거금 인상

작년 10월 중국의 은 수출 통제, 11월 미국의 '중요 광물' 지정까지 가세하며 은값은 폭발적 랠리를 이어갔다. 이에 CME는 작년 12월부터 서너 차례에 걸쳐 은 선물 증거금을 인상했고 1월 13일에는 비례 증거금 제도까지 도입했다. 이번 급락 직후 CME는 다시금 증거금을 상향 조정했다.

 

역사적으로 은 시장은 주로 개인이 롱 포지션, 기관이 숏 포지션을 담당했다. 개인의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에 여태 증거금 인상은 상방을 제한해왔는데 이번에는 증거금 인상 후에도 단기 급락 이후 랠리를 지속하며 전고점을 갱신했다. 과열이라고 볼 수 있다. 높아진 증거금에도 지속된 랠리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였고, 워시 지명이 트리거가 되어 마진콜 나오며 하락폭 키웠다는 해석이 합리적이다.


은 가격 전망

 

상하이 은 프리미엄과 실물 수요

은 시장은 크게 실물 은을 거래하는 상하이금거래소(SGE), 그리고 종이 은 위주인 뉴욕금속선물거래소(COMEX)와 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로 나뉜다. 실물 은이 종이 은에 비해 얼마나 더 비싼지를 '상하이 은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이게 계속 벌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의 수출 통제 강화와 AI 산업 급성장으로 실물 은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 대형은행들의 은 선물 숏 포지션 규모가 크고 손해 또한 크다는 시장 루머가 있었다. 루머를 뒷받침하듯 CME도 계속 증거금을 인상해오다가 심지어는 비례 증거금 제도까지 도입했다. 선물 시장에서 의도적으로 가격을 눌러왔을 수 있다. 이번 선물 폭락에도 실물 움직임은 크지 않았다. 미국 시장에서 은 가격이 온스당 84달러(약 11만 3,000원) 수준에 마감된 반면 상하이 시장은 122달러(약 16만 5,000원) 수준에서 마감했다.

 

시나리오

종합하자면 이번 은 폭락은 다른 것보다 레버리지 청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기반한 시나리오를 세워본다.

 

이번 폭락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선물 롱 포지션에 재진입할 수 있다. 작년 12월 헤지펀드와 대형 투자자들 사이에 금, 은의 대규모 차익실현이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 은 실물 수요가 여전하기에 차익거래자들이 대거 몰리며 상하이 은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서구권 은 물량이 중국으로 빨리며 은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꽤 범피할 수도. CME가 비례 증거금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단기적 하락에 따라 레버리지 청산이 반복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랠리가 지속될 경우 COMEX의 디폴트 가능성이 부상할 수 있다. 지난 1월에 COMEX의 은 인도 신청 물량이 폭증했다. 보통 비주요 인도월인 1월에는 100만에서 200만온스 정도가 들어오는데 이번에 4000만온스를 넘어선 것이다. COMEX의 등록 재고가 1억1000만에서 1억2000만온스인 것을 감안하면 디폴트 가능성이 충분하다. 부족한 은 물량은 중국이 갖고 있게 되는 것이고. 

 

다만 중국에서 은 선물 시장의 디폴트를 방치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중국에 은이 많으니까 은 가격이 올라가면 좋지 않나 싶지만, 중국은 이전부터 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우크라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는 것을 본 후 중국은 금 매입에 속도를 냈다. 달러 패권을 견제하는 전략자원으로 금을 매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COMEX 은 시장이 디폴트가 나면 종이 은은 휴지조각이 되고 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장이 금 계약의 위험도를 동일하게 높게 잡으며 금융 시스템 붕괴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금 보유 규모를 높이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시스템 붕괴는 반갑지 않다. 또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혼란이 초래되면 달러 스마일 이론에 따라 달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데, 중국의 현재 미국채 보유량이 최저이며 달러 패권을 견제하려는 입장에서 달러 강세 역시 반갑지 않다.

 

중국이 금을 매집하면서도 역내 금 가격을 억제하는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11월 중국 정부가 상하이금거래소와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금을 매입한 소매업체 대상으로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던 제도를 폐지했다. 금을 매집하고는 있지만 너무 빠르고 티 나게 매집하는 것은 지양하는 모양새다.

 

참고할 포인트는 COMEX의 3월물 은 선물 만기일인데, 롤오버 시기인 2월 말을 중점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하되 공포에 매수하라는 시장 격언이 적용될 수 있는 시점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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