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절반이 지나고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2023년 상반기, 외국인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를 돌아본 뒤 하반기 투자 전략 수립의 발판으로 삼자. 전체적인 흐름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증시 과열기에 주식을 시작해 의도치 않게 장기투자를 시작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상반기 KOSPI 지수
1월 2일(월) 2,225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가 6월 30일(금) 2,564로 마감하며 상반기가 끝났다. 등락이 있긴 해도 우상향하는 그림이다. 약 14%의 상승.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를 많이 매수한 덕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만큼 그 영향이 크다.
외국인 매수세의 이유
반도체 바닥 찍었나?
기업 실적, 그리고 주가 변동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10만전자를 외치던 시기에 반도체의 수요는 폭발했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을 막았고, 코로나19로 수요는 늘어난 반면 생산 공장은 돌아가지 못 했기에 반도체가 부족해진 것. 설상가상으로 경기침체를 막으려 각국 정부가 시중에 돈을 풀자 금융자산의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개인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나온 것도 이쯤. 한때 삼전의 주가는 96,800원을 찍었다.
코로나가 끝나가고 바깥 활동이 늘어난 데다가 경기도 침체되자 반도체 업황이 꺾인다. 수요 과잉에서 공급 과잉이 된 것. 수조원대 적자를 본 삼전은 2023년 4월에 반도체 감산에 동참했다. 공급을 줄여 수요에 맞추겠다는 의미. 자연히 실적은 개선될 거고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환율과의 관계
환율 상승은 달러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환율 상승기에 환차손을, 환율 하락기에 환차익을 보게 된다. 2월에 환율이 단기 저점을 찍고 상승하는데 외국인 매수세가 늘었다는 걸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6월 14일 연준의 금리 동결 전까지 잠시 환율이 하락한 건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연준의 재인상 의지 때문에 다시금 환율이 오른 듯. 한국은행이 3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으니 이대로면 한미 금리차는 더 벌어지겠고, 우리나라에서보다 미국에서 이자를 더 많이 주니 달러 수요가 많아진 게 아닐까.
분석과 전망
개인보다는 외국인
사실상 동학개미운동이나 에코프로 같은 큰 흐름이 없는 이상 개인이 증시를 주도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연초 시장의 예상은 상저하고였으나 외인 매수세가 몰리며 예상을 깨고 선전했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고는 하지만 외인이 사는 만큼 개인과 기관은 팔았고, 매도 대금이 시장 전반에 퍼졌을 걸로 본다. 하반기 흐름을 점치기 위해서도 외인의 향방은 중요하다.
2월에 환율이 단기 저점을 찍었는데도 외인이 환차손을 감수하고 매수했다는 건 반도체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6월 연준의 긴축 종료가 예상되어 환율이 떨어질 때 차익을 실현한 것도 이해가 간다. 외인의 매도세가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상승폭이 컸던 2차전지 등을 팔고 반도체는 안 팔았다는 점을 봐야 한다.
2023 하반기 증시 전망
거시경제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고 큰 의미도 없긴 하다만. 최소한 시나리오를 여럿 세우고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것은 필요하다. 일단 반도체 업황 개선. 뚜렷한 회복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지만 속도가 느릴 뿐 흐름 자체는 좋아 보인다. 반도체 생산에 3~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 단기 환율 하락에도 외인이 안 팔고 보유하는 게 그 이유가 아닐까. 감산 효과가 나타날 때 쯤이면 외려 수요 과잉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일.
미국의 긴축 종료가 국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긴축 종료와 함께 환율 하락기에 접어들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을 볼 수 있고,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기에 수출할 때 얻은 이익을 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원자재 가격이 변수이긴 하다. 따라서 외인의 선호도가 높으며 수입에 비해 수출 비중이 큰 업종을 잘 살펴보자.
연내 금리 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낮다. 대세 상승장에 들어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고, 연준의 발표를 기점으로 등락을 반복하며 비교적 완만하게 상승하지 않을까 싶은데. 7월 26일에 예정된 FOMC에서는 인상이 유력하나 그 이후는 의견이 분분하다.
낙관은 경계하자. 10만전자 꿈꾸다 5만전자로 내려앉은 지 1년 만에, 다시금 10만전자 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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