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경제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환율, 금리, 그리고 주가다.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 기민하게 살펴야 하는 요소들이다. 환율과 금리, 주가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환율, 금리, 주가의 정의
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와 외국 화폐의 교환 비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달러 환율을 주로 이야기하며, 원/달러 환율이란 몇 원이 1달러인지를 뜻한다. 2023.01.02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68.90원이다. 환율이 높을수록 원화 가치는 낮아진다. 1달러를 위해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금리란 이자율이다. 돈을 빌리면 돈을 빌려 쓴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데 이를 이자라고 한다. 이때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금리, 또는 이자율이라고 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금리와 이자율은 차이가 있다. 이자가 금리보다 넓은 개념으로, 쌀이나 돈 등 교환 대상의 형태에 관계없이 빌린 대가를 지칭한다. 반면 금리는 이 중 금융자금에 대한 사용 대가를 말한다. 때문에 뉴스에서 금리라는 용어가 더 자주 쓰인다.
주가(stock)는 개별 주식의 가격을 뜻한다. 주식시세 현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는 주가지수(stock price index)로,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개별 종목의 주가는 증권시장 동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상장주식의 가격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지수가 참고용 지표로 더 적합할 수 있다.
환율과 금리, 주가의 상관관계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
환율, 금리, 주가, 이 세 요소가 인과관계가 아닌 이유는 절대적 법칙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과 개별 요인에 따라 이론과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일반적 현상임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표들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환율과 주가의 관계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높을 때, 즉 원화 시세가 낮을 때 수출이 유리해진다. 1$의 물건을 수출했을 때 1,200원이 아닌 1,300원을 버는 셈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는 외국에 0.9$로 가격을 낮춰팔 수도 있기에 가격경쟁력이 생긴다. 하지만 수입은 불리해진다.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비싼 가격에 원자재를 사와야 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때문에 환율 변동 시, 수출 비중과 원자재의 해외 수입 비중에 따라 기업별로 기대 이익이 달라지고 주가 역시 변동한다.
환율 변동은 수출입의 유불리 측면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물가 상승·하락의 측면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와 곡물 등 수입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기업은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제품의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저하되고 기업의 판매 부진으로 연결된다.
정리하자면 환율 상승이 수출을 유리하게 만들어 기업 이익이 증대될 수 있는 반면, 원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기업 이익이 감소될 수도 있다. 기업의 이익은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에 주가는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한편 실적과 별개로 환율 하락이 국내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율 하락기에 투자를 하면 환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높아질 때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셈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면 자연스레 주가도 오른다.
환율과 금리의 관계
국내 금리가 높아진다고 가정하자. 이자율을 높게 쳐주니 너도나도 대한민국에 돈을 맡기려 한다. 외국 자본인 달러가 국내에 들어온다. 달러가 많아지면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반대로 원화의 가치는 상승한다. 이렇듯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높아지면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위의 추이 비교 그래프를 보면, 오히려 2022년과 2023년 사이에는 금리와 환율이 함께 상승한다. 세계경제, 그리고 미국 금리를 함께 살펴봐야 해석할 수 있다.
세계경제는 유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위기를 맞이했고 미국은 이후 2년간 제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돈을 쉽게 빌릴 수 있어야 돈이 돌고, 돈이 돌면서 경제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돌게 되면서 물가가 상승한다. 인플레이션(inflation)이다.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도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제가 불안정할 때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 한편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높이며 원화 수요는 줄고 달러화 수요는 늘어난다. 1,400원대를 넘어섰던 환율 폭등의 배경이다.
자금이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 수준과 세계경제 상황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
원론적으로는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한다. 돈을 쉽게 빌려 쓰지 못하니 기업이 소극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니 주가도 떨어진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의 수익 차이가 적어지며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탓이기도 하다.
반대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가 좋아질 때다.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서기 시작하면 기업은 투자와 생산을 늘린다. 돈의 수요가 높아지기에 금리도 높아진다. 주가도 자연스레 상승 곡선을 탄다.
환율과 금리, 주가의 상관관계는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일률적으로 적용 가능한 공식이 없음에도 세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시나리오에 인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경제 흐름을 읽게 될 때,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을 활용한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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