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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양적완화와 테이퍼링, 어디까지 왔나

이여운 2023. 1. 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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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스피 상승 흐름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외국인 투자자'다. 지금처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수급이 중요해진다. 외국인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기 위해 글로벌 경제와 정책 기조를 살펴야 한다. 양적완화와 테이퍼링의 개념에 대해 정리하고 코로나 이후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왜 외국인이 들어오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는지를 짚어본다.


양적완화란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는 침체된 경기의 회복을 위해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행위다.

 

시장에 돈이 돌아야 경제가 활발해진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펼 수 있다. 돈을 빌려도 이자가 없거나 아주 적으면, 돈을 쉽게 빌려 쓰니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제로금리에서도 경제 활성화가 안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에 돈을 풀 수 있다. 양적완화다.

 

양적완화의 방식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일도 마다 않겠다."
- 벤 버냉키(Ben Bernanke),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진 않는다. 중앙은행은 화폐를 찍어내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위험

중앙은행이 푼 자금이 실물경제로 가면 이상적이다. 소비자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지갑을 열고 기업은 설비나 생산을 늘리는 등. 그러면 정책 목표처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문제는 이 자금이 주식시장 등으로 흘러가 투기 자본으로 활용될 때다. 투기는 거품을 만들어내며 거품이 꺼질 때는 그만한 피해가 발생한다. 대개 대규모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이익을 보고, 생각없이 뒤따라 들어온 개인은 손해를 본다.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는 것이다.


양적완화의 완화, 테이퍼링

결과야 어찌 됐든 중앙은행은 돈을 풀기 위해 자산매입을 늘렸고, 이 자산매입의 규모를 줄이면서 정책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양적완화의 축소다.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한다. 테이퍼는 본래 '폭이 가늘어지다, 끝이 뾰족해지다'는 뜻이며, 테이퍼링은 스포츠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훈련량을 줄여나가는 과정을 뜻한다.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에 이 용어를 사용하며 경제용어로 자리잡게 됐다. 헬리콥터며 테이퍼링이며 말을 참 재밌게 한다. 여담이지만 202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코로나발 양적완화와 테이퍼링

양적완화 시작

2020년 3월, 미 연준은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며 심각한 경기침체가 우려되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무제한 양적완화에 돌입한다. 동시에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2020-2023 S&P 500 지수
2020-2023 S&P 500 지수 I Google Finance

정책 효과는 좋았다. 예상보다 경제 회복이 빨랐고 물가는 급등했다. 20개월, 즉 1년 8개월 만인 2021년 11월 테이퍼링 시작을 발표한다. 주가가 꺾이기 시작한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양적완화는 마지막 수단이다. 저금리 정책으로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때 시행한다. 때문에 테이퍼링 시작 시기초저금리일 때.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돌고 있음을 반증하는 지표가 물가다. 돈이 많으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오른다. 인플레이션이다. 폭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이 시작된다.

 

테이퍼링은 2021년 11월부터였고, 2022년 3월부터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8개월이 지난 현재는 금리인상이 막바지라는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Counsumer Price Index)가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CPI 하락은 물가 하락을 의미하기에, 이를 의식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국내 증시에의 영향

미국 경제와 환율

미 연준이 양적완화를 하면 달러가 많아져 환율이 떨어진다. 물가 상승을 막고자 긴축에 들어가면 달러가 적어진다. 달러가 적어지니 달러 가치가 오르고 환율이 높아진다. 긴축 속도를 조절하면? 환율이 다시 떨어진다.

 

일전에 환율과 주가의 관계에 대해, 국내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정리한 바 있다. 요약하자면 환율 상승이 수출을 유리하게 만드는 한편 재료비 상승의 부담도 있다는 내용이다. 실적이 아닌 외국인 수급의 측면에서 보면 환율 하락은 국내 증시에 좋다.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과 금리, 주가의 상관관계

뉴스에서 경제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환율, 금리, 그리고 주가다.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 기민하게 살펴야 하는 요소들이다. 환율과 금리, 주가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할 수

mcguffin.tistory.com

 

환율 하락과 외국인 매수세 확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원화 가치의 상승을 뜻한다. 한 외국인이 1달러 = 1,400원일 때, 1달러로 1,400원짜리 주식을 한 주 샀다고 가정하자. 시간이 지나 환율이 하락해 1달러가 1,300원이 됐다. 주가가 그대로인 경우, 1,400원일 때 샀던 주식을 매도하면 1,400원을 받는다. 이 때 1,400원은 1달러 + 100원이다. 이게 환차익이다. 주가가 100원 상승해 1,500원에 매도했다면 1달러 + 200원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환율 하락기에 한국 시장에 투자하기 좋은 이유다.

 

이를 고려해 외국인 매수세 확대 원인을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KOSPI 종목이 싸다고 판단해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함이며, 둘째는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보기 위함이다.

 

CPI 하락이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로, 긴축 속도 조절은 환율 하락으로, 환율 하락이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 확대로, 외국인 매수세 확대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I Wikimedia Commons


새해 증시 상승에는 외국인 외에도 중국 리오프닝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주식시장에는 기대감이 선반영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 환율 하락기에 무조건 외국인이 들어오고 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거시경제 예측은 공격적 투자보다 리스크 회피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좋겠다. 단순한 사고와 낙관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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