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제공 중인 영화, 머니볼(Moneyball)을 추천한다. 머니볼과 경제학의 제국주의는 흥미로운 작품이며 흥미로운 개념이다. 스포츠와 경제를 좋아한다면 시청을 후회하지 않을 것. 스포일러 없이 머니볼의 간략한 줄거리를 살펴본 뒤 이와 관련해 경제학의 제국주의를 다뤄본다.
영화 머니볼에 관해
줄거리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에 있는 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에 딱히 돈도 없는 와중 실력 있는 선수들은 자꾸 다른 구단에서 채간다. 단장인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어떻게든 팀을 우승시키고 싶은데 같은 구단에 있는 나이 든 스카우터들은 탁상공론만. 선수 사생활이 어떻고 외모가 어떠며 나이가 어떻다는 둥. 그러던 중 데이터로만 선수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예일대 경제학 전공 피터 브랜드(조나 힐)를 만난다. 이 둘이 다른 외적인 것들을 보지 않고 출루율 등의 통계로만 따져 저평가 받는 선수들을 모아 팀을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실화 기반이다.
머니볼 이론
머니볼 이론은 실존 인물 빌리 빈이 창안한 구단경영 방식으로, 선수 명성이 아닌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저평가된 선수들로 팀을 꾸려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홈런보다는 타율과 출루율, 타점보다는 장타율에 초점을 맞춘 통계로 선수를 평가한다. 기존의 선수 평가 방식과 달랐기에 좋은 선수들을 저가에 데려올 수 있었다. 돈이 없던 구단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
경제학과의 접점
영화 내에서 탁상공론에 지친 빌리가 골머리를 앓다 피터를 만난다. 야구를 해본 적도 없지만 경제학 전공인 그의 접근은 설득력이 있었다.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한 이론. 현실에서 많은 나이와 잦은 부상 등은 깊게 생각 안 해도 알 수 있는 리스크다. 문란한 사생활 역시 마찬가지. 빌리와 피터는 그런 것들에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어떻게 출루할 확률을 높여 시합을 이길 수 있을지, 우승할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 어쩌면 야박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학의 제국주의
개념
최소한의 비용이나 노력으로 최대한의 만족이나 결과를 얻고자 하는 원리가 경제 원칙이다. 숫자와 통계를 이용한다. 한편 제국주의는 군사적·경제적으로 타국을 정복하여 지배권을 확대하려는 침략주의적 경향을 일컫는다.
경제학의 제국주의란?
정리하자면 경제학의 제국주의는 경제학이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경제 원칙을 확고히 하는 경향이라고 정의해볼 수 있겠다. 모든 일에 대해 경제 원칙을 기반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물론 머니볼, 그리고 야구에 관해서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되지만 최소한의 경각심을 갖출 필요는 있다. 영화 내에서 성적을 못 내는 선수가 쉽게 해고되는 장면이 나오듯이 어쩌면 누군가를 내치는 게 가볍게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
부정적 측면, 머니볼식 정치
일례로 이준석의 머니볼식 정치가 있다. 지난 대선 기간에 사람의 감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선거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머니볼식 정치 계산이라면 유권자의 대다수가 비장애인이기에 장애인보다 비장애인의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 정치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정치 관련 기사라는 점에서 일부 논리적 비약도 있겠으나 경제학의 제국주의가 가진 어두운 면을 단편적으로 보여줬지 싶다.
개인적으로는 사회과학을 공부하다 경제 원칙의 효율성에 깊이 동화돼 금융·경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만, 경제학에 매몰돼 자신과 사회를 잃어버리는 일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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