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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과 2023년 비교, 워싱턴뮤추얼과 SVB

이여운 2023. 3. 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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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가 파산하자 2008년 금융위기가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SVB 파산이 악재인지 호재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알아야 할 것은 큰 맥락에서의 흐름이다. 그간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 중 첫째로 큰 규모가 워싱턴뮤추얼이고 둘째가 SVB다. 두 은행이 파산한 2008년과 2023년의 경제 상황이 어땠는지를 살핀 뒤 2023년의 증시 전망을 점쳐본다.


2008년 금융위기

리먼 사태

아래 글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리먼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경기침체가 가시화 될 때마다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2008년 금융위기다.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최대 3,200명에 달하는 직원의 정리해고를 감행한

mcguffin.tistory.com

 

워싱턴뮤추얼 파산

리먼의 파산보호신청 소식이 나오자 사람들은 저축은행에 예금해둔 돈을 뺀다. 큰 규모의 금융기관이 무너졌다고 하니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 것. 와무라고도 불리는 워싱턴뮤추얼(WaMu)은 미국의 최대 저축은행이었는데 당시 열흘간 전체 예금의 9%가 빠져나갔다. 총 167억달러, 지금의 환율로 치면 약 21조 7천억원에 달한다. 사실 파산 전부터 징조가 있었다. 공격적 영업으로 크기는 키웠지만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며 막대한 손실을 보던 상황이었으니.


2023년의 SVB

SVB는?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술 회사들이 모여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Silicon Valley Bank)은 이들, 스타트업과 IT기업을 주 고객으로 하는 은행이다.

 

빠른 성장과 빠른 파산

코로나 사태 이후 초저금리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IT업계는 호황을 맞았고 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SVB도 크게 성장했다. 저금리로 조달한 단기 자금을 미국 장기 국채나 주택저당증권 등 장기 자산에 투자하는 식으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서 그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을 산 것이다.

 

코로나 시기 너무 돈을 많이 푼 탓에 경기가 과열되자 연준은 고강도의 긴축을 실시한다. 스타트업과 IT기업들은 다른 데서 돈을 빌려 쓰다가 이자율이 높아지자 저축은행인 SVB에 넣어 두었던 예금을 빼기 시작한다. 금리인상과 함께 채권 가격도 떨어졌는데 갑자기 돈을 달라고 하니, 싼 값에 채권을 팔아 예금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 손실을 본 SVB는 이를 메꾸고자 자금을 조달하려 유상증자를 시도했는데 투자자들이 눈치 채고 빠르게 돈을 뺀다. 대량 예금인출 사태, 이른바 뱅크런(Bank-run)이 발생해 결국 파산에 이른다.


2008년과 2023년의 비교

공통점

2000년대에는 IT 버블 붕괴, 2020년대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침체를 우려한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과도하게 몸집을 불렸던 금융기관이 금리인상을 동반한 긴축에 맥을 못 추고 무너졌다는 점은 동일하다. 리먼 파산이 촉매제가 됐듯 SVB 파산이 촉매제가 돼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거라는 예측이 이번 사태를 악재로 보는 견해다.

 

차이점

구체적으로 원인을 보면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2008년에는 준수한 경제 성장률과 저금리가 집값 상승을 낳았고, 이 과도한 상승 거품에 의존해 금융기관들이 무분별하게 몸집을 키웠다. 때문에 금리인상으로 거품이 꺼지자 줄도산이 일어났다. 탐욕이 붕괴를 부른 것. 반면 2023년의 SVB 파산은 거품이 아닌 판단 미스 때문이다. SVB가 투자한 미국 장기국채는 초우량 안전자산에 속한다. 그런데 단기 자금을 조달해 장기 자산을 매입했고,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자 장기 자산을 헐값에 파는 손실을 감수하며 단기 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SVB 파산이 호재?

SVB 파산을 호재로 보는 견해는 둘의 차이점에 기반한다. 금리인상이 근본적 문제이기에 연준이 이를 의식해 속도를 조절할 거라는 예측. 금리가 더이상 오르지 않거나 천천히 오르면 곧 시중에 돈이 더 많이 돌 수 있고 금융경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투자 심리에 대해서는 2008년에 많은 기업들이 부동산 기반의 복잡한 현금흐름을 갖고 있었기에 줄도산했던 것과 달리, 2023년의 SVB는 개별 은행으로서 관련 기업 및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영향이 있을 거라는 예측이 있다.


증시 전망

미 정부의 예금 전액 보장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쏟아 예금자들의 예금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다. 암호화폐산업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도 SVB 파산 이틀 만에 폐쇄됐는데, 은행들의 연쇄적인 도산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우선 급한 불을 끈 셈. 덕분에 예금주인 관련 기업들이 받을 영향은 최소화될 듯.

 

국내 증시는?

3월 13일(월) 코스피 지수는 오전까지 하락하다 오후에 상승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미국 정부의 조치 덕에 큰 충격은 막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무래도 SVB 파산이 특수한 사례이며 오히려 호재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지 싶다. 다만 금리인상이 끝난 것이 아니기에 단기적으로 강한 상승은 힘들겠고 완만한 상승 내지는 보합권이 유지될 거라 본다. SVB 파산과 같은 사례가 더 나올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

 

city of night


이슈에 대한 신속한 파악과 대응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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